최면 · 임상
최면이라고 하면 흔히 '잊었던 기억을 되살리고' '담배를 단번에 끊게 해준다'는 장면부터 떠올라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과학이 가장 자신 있게 내미는 최면의 쓰임새는 정작 다른 곳에 있고, 방금 떠올린 그 두 장면은 근거가 얇거나 심지어 위험한 축에 속합니다. 게다가 최면을 임상에서 쓸모 있게 만드는 바로 그 힘이, 기억에 쓰이면 정반대로 해를 끼쳐요. 왜 이렇게 갈릴까요?
이 카드를 마치면 최면의 근거가 강한 영역과 약하거나 위험한 영역을 근거 등급으로 구분하고, 특히 기억 회복이 왜 위험한지를 실제 실험과 뇌·인지 기제로 설명할 수 있어요.
최면은 만능이 아니라 '되는 곳'과 '약하거나 위험한 곳'이 뚜렷이 갈리며, 임상을 돕는 바로 그 힘이 기억에 쓰이면 정반대의 위험이 된다.
통증·의료 시술 불안·과민성대장증후군에는 49개 메타분석·261개 RCT가 뒷받침하는 탄탄한 근거가 있지만, 금연은 Cochrane 리뷰상 다른 치료보다 나을 근거가 없고 체중 감량·중독도 보조 수준이에요. 정말 위험한 곳은 기억 회복입니다. 최면은 없던 일을 진짜 기억으로 심고(Laurence·Perry 1983, 27명 중 13명), 정확도는 그대로 둔 채 확신만 올려서(Steblay·Bothwell 1994) 법정 증언용으로 부적절해요. 임상의 강점과 기억의 위험은 '기대가 경험을 만든다'는 같은 예측처리 기제의 양면이라, 경험을 새로 만들어도 되는 곳엔 축복이지만 있는 그대로 꺼내야 하는 기억엔 재앙이 됩니다. 블라인딩 불가와 큰 개인차를 기억하고, 근거 강한 곳에서 전문가와 함께 보조로, 기억 회복 목적으로는 쓰지 않는 것이 안전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