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63 卦하경
䷾

既濟 기제

아래괘 離 불 · 위괘 坎 물

이 차례에 놓인 까닭서괘전

남보다 지나치는 바가 있으면 반드시 건너 이루므로 기제괘로 이었다.

괘사

한문 원문

亨小。利貞。初吉終亂。

한국어 번역

형소. 이정. 초길종란.

작은 것이 형통한다. 바름을 지키는 것이 이롭다. 처음에는 길하지만 끝에는 어지러워진다.

단전

한문 원문

既濟,亨,小者亨也。利貞,剛柔正而位當也。初吉,柔得中也。終止則亂,其道窮也。

한국어 번역

기제에서 형통한다는 것은 작은 것이 형통하는 것이다. ‘바름을 지키는 것이 이롭다’고 한 것은 굳센 효와 부드러운 효가 바르고 자리가 마땅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길하다’고 한 것은 부드러운 효가 가운데를 얻었기 때문이다. 끝났다고 멈추면 어지러워지는 것은 그 도가 다하기 때문이다.

대상전

한문 원문

水在火上,既濟;君子以思患而豫防之。

한국어 번역

물이 불 위에 있는 것이 기제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근심거리를 생각하고 미리 막는다.

여섯 효

제1효 · 初九
자리로 따지면양효가 제자리에넷째 효와 응한다이 효가 변하면 39 蹇 건

효사

한문 원문

曳其輪,濡其尾,无咎。

한국어 번역

예기륜, 유기미, 무구.

수레바퀴를 뒤로 끌고 꼬리를 적시니 허물이 없다.

소상전

한문 원문

曳其輪,義无咎也。

한국어 번역

수레바퀴를 뒤로 끄는 것은 의리상 허물이 없다.

제2효 · 六二
자리로 따지면가운데이면서 제자리다섯째 효와 응한다이 효가 변하면 05 需 수

효사

한문 원문

婦喪其茀,勿逐,七日得。

한국어 번역

부상기불, 물축, 칠일득.

여자가 수레 가리개를 잃는다. 뒤쫓지 말라. 이레 뒤에 되찾는다.

소상전

한문 원문

七日得,以中道也。

한국어 번역

이레 뒤에 되찾는 것은 가운데의 도를 지키기 때문이다.

제3효 · 九三
자리로 따지면양효가 제자리에여섯째 효와 응한다이 효가 변하면 03 屯 준

효사

한문 원문

高宗伐鬼方,三年克之,小人勿用。

한국어 번역

고종벌귀방, 삼년극지, 소인물용.

고종이 귀방을 정벌하여 삼 년 만에 이긴다. 소인은 쓰지 말라.

소상전

한문 원문

三年克之,憊也。

한국어 번역

삼 년 만에 이긴 것은 지칠 만큼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제4효 · 六四
자리로 따지면음효가 제자리에첫째 효와 응한다이 효가 변하면 49 革 혁

효사

한문 원문

繻有衣袽,終日戒。

한국어 번역

수유의여, 종일계.

물이 스며들 것에 대비해 헌 옷 조각을 마련하고 종일 경계한다.

소상전

한문 원문

終日戒,有所疑也。

한국어 번역

종일 경계하는 것은 의심하고 염려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제5효 · 九五
자리로 따지면가운데이면서 제자리둘째 효와 응한다이 효가 변하면 36 明夷 명이

효사

한문 원문

東鄰殺牛,不如西鄰之禴祭,實受其福。

한국어 번역

동린살우, 불여서린지약제, 실수기복.

동쪽 이웃이 소를 잡아 제사하는 것은 서쪽 이웃이 올리는 간소한 제사만 못하다. 서쪽 이웃이 참으로 그 복을 받는다.

소상전

한문 원문

東鄰殺牛,不如西鄰之時也;實受其福,吉大來也。

한국어 번역

동쪽 이웃이 소를 잡는 것이 서쪽 이웃만 못한 것은 때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참으로 그 복을 받는다는 것은 큰 길함이 온다는 뜻이다.

제6효 · 上六
자리로 따지면음효가 제자리에셋째 효와 응한다이 효가 변하면 37 家人 가인

효사

한문 원문

濡其首,厲。

한국어 번역

유기수, 려.

머리까지 적시니 위태롭다.

소상전

한문 원문

濡其首厲,何可久也。

한국어 번역

머리까지 적셔 위태로운데 어찌 오래갈 수 있겠는가.

넷을 나란히 보기
王

왕필(王弼) 《주역주》 — 64괘 주석

이 64괘 주석의 저자는 왕필(王弼)이다. 한강백(韓康伯)은 계사전 등 일부 십익 주석의 저자로, 이 층과 구분한다.

주석 원문과 전체 번역

한문 원문

既濟者以皆濟為義者也小者不遺乃為皆濟故舉小者以明既濟也

剛柔正而位當則邪不可以行矣故唯正乃利貞也

柔得中則小者亨也柔不得中則小者未亨小者未亨雖剛得正則為未既濟也故既濟之要在柔得中也以既濟為象者道極无進終唯有亂故曰初吉終亂不為自亂由止故亂故曰終止則亂也

存不忘亡既濟不忘未濟也

最處既濟之初始濟者也始濟未涉於燥故輪曳而尾濡也雖未造易心无顧戀志棄難者也其於義也无所咎矣

居中履正處文明之盛而應乎五隂之光盛者也然居初三之閒而近不相得上不承三下不比初夫以光盛之隂處二陽之間近而不相得能无見侵乎故曰喪其茀也稱婦者以明自有夫而它人侵之也茀首飾也夫以中道執乎貞正而見侵者衆之所助也處既濟之時不容邪道者也時既眀峻衆又助之竊之者逃竄而莫之歸矣量斯勢也不過七日不須已逐而自得也

處既濟之時居文明之終履得其位是居衰末而能濟者也故伐鬼方三年乃克也君子處之故能興也小人居之遂喪邦也

繻宜曰濡衣袽所以塞舟漏也履得其正而近不與三五相得夫有隙之棄舟而得濟者有衣袽也鄰於不親而得全者終日戒也

牛祭之盛者禴祭之薄者居既濟之時而處尊位物皆濟矣將何為焉其所務者祭祀而已祭祀之盛莫盛脩徳故沼沚之毛蘋蘩之菜可羞於鬼神故黍稷非馨明徳惟馨是以東鄰殺牛不如西鄰之禴祭實受其福也

在於合時不在於豐也

處既濟之極既濟道窮則之於未濟之於未濟則首先犯焉過進不已則遇於難故濡其首也將没不久危莫先焉

한국어 전체 번역

기제는 모두 구제됨을 뜻으로 삼는다. 작은 것 하나도 버리지 않아야 모두 구제된 것이므로 작은 것을 들어 기제를 밝혔다.

굳셈과 부드러움이 바르고 자리가 마땅하면 사악함이 행해질 수 없다. 그러므로 오직 바르게 해야 바르게 함이 이롭다.

부드러운 음이 가운데를 얻으면 작은 것이 형통한다. 부드러운 음이 가운데를 얻지 못하면 작은 것이 아직 형통하지 못한다. 작은 것이 아직 형통하지 못하면 굳센 양이 바름을 얻어도 아직 모두 구제되지 않은 것이 된다. 그러므로 기제의 요점은 부드러운 음이 가운데를 얻는 데 있다. 기제를 상으로 삼으면 도가 지극하여 더 나아갈 데가 없고 끝에는 오직 혼란만 있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길하지만 끝에는 어지럽다고 한다. 스스로 어지럽히려 해서가 아니라 멈추기 때문에 어지러워진다. 그러므로 끝에 멈추면 어지럽다고 한다.

존재하면서 없어짐을 잊지 않는 것이며, 이미 구제된 때에 아직 구제되지 않은 때를 잊지 않는 것이다.

기제의 맨 처음에 있어 막 구제된 자다. 막 구제되어 아직 마른 땅에 오르지 못했으므로 수레바퀴를 끌고 꼬리가 젖는다. 비록 아직 평탄한 데 이르지 못했어도 마음에 돌아보고 연연하는 것이 없고 뜻으로 어려움을 버린 자다. 의리상 허물할 바가 없다.

가운데에 있고 바름을 밟으며 문명이 성한 데 있고 구오에 호응하니 음의 빛이 성한 자다. 그러나 초구와 구삼 사이에 있어 가까운 이들과 서로 맞지 않는다. 위로 구삼을 받들지 않고 아래로 초구와 가까이하지 않는다. 빛이 성한 음이 두 양 사이에 있으면서 가까운 이와 맞지 않는데 어찌 침범당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머리 장식을 잃는다고 한다. ‘부인’이라고 한 것은 본래 남편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침범함을 밝힌 것이다. 불(茀)은 머리 장식이다. 중도로 바르고 곧음을 붙들면서 침범당하는 자는 여러 사람이 돕는다. 기제의 때에는 사악한 도를 용납하지 않는다. 때가 이미 밝고 엄한데 여러 사람이 또 도우니 훔친 자가 달아나 귀의할 곳이 없다. 이 형세를 헤아리면 칠 일을 넘지 않으므로 스스로 쫓을 필요 없이 저절로 되찾는다.

기제의 때에 있고 문명의 끝에 있으며 제자리를 밟았으니 쇠퇴의 말기에 있으면서도 구제할 수 있는 자다. 그러므로 귀방을 정벌하여 삼 년 만에 이긴다. 군자가 이 자리에 있으면 일으킬 수 있지만 소인이 있으면 마침내 나라를 잃는다.

수(繻)는 마땅히 유(濡)라 해야 한다. 의여(衣袽)는 배의 새는 곳을 막는 것이다. 바름을 얻었지만 가까이 있는 구삼·구오와 서로 맞지 않는다. 틈이 생긴 배를 버리지 않고 건너려면 헌 옷가지가 있어야 하고, 친하지 않은 이와 이웃하면서 온전함을 얻으려면 종일 경계해야 한다.

소는 제사 가운데 성대한 제물이고 약은 간소한 제사다. 기제의 때에 존귀한 자리에 있어 사물이 모두 구제되었으니 장차 무엇을 하겠는가. 힘쓸 것은 제사일 뿐이다. 제사의 성대함은 덕을 닦는 것보다 성대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못가의 털과 개구리밥과 마름 같은 나물도 귀신에게 올릴 수 있다. 기장과 피가 향기로운 것이 아니라 밝은 덕만이 향기롭다. 이 때문에 동쪽 이웃이 소를 잡는 것이 서쪽 이웃의 간소한 제사보다 못하고, 서쪽 이웃이 실제로 복을 받는다.

때에 맞는 데 달려 있지 풍성한 데 달려 있지 않다.

기제의 끝에 있어 기제의 도가 궁하면 미제로 간다. 미제로 가면 머리가 먼저 험함을 범한다. 지나치게 나아가 그치지 않으면 어려움을 만나므로 머리를 적신다. 장차 잠기는 일이 오래 남지 않았으니 위태로움이 이보다 앞설 수 없다.

기제는 작은 것 하나도 빠뜨리지 않아 모두 구제된 상태지만, 더 나아갈 데가 없기에 끝의 혼란이 시작되는 괘다. 왕필은 완성 속에서 미완성을 잊지 않는 경계, 중정(알맞은 가운데와 바른 자리를 지킴)한 부드러움, 검소한 제사보다 밝은 덕을 중시하며 끝없는 전진을 가장 큰 위험으로 본다.

교감·번역 주
  • 왕필 《周易注》의 해당 괘 본주를 사고전서본 정문에 따라 문단 순서 그대로 옮겼다. 이체자와 표기는 original에서 교정하지 않았다.
  • 왕필은 경문의 繻를 濡로 고쳐 읽어야 한다고 명시한다. 번역은 이 교감 판단을 그대로 드러냈다.
출처: 周易註 (四庫全書本)/卷06 ↗

네 해석의 갈림길

갈리는 지점정이천은 성인이 극에 이르기 전에 미리 변화를 이끌어 어지럽지 않게 한다는 선제적 지혜를 강조하지만, 주희는 오히려 때가 지난 구오가 막 때를 얻은 육이보다 못하다며 지위보다 때를 앞세운다.

왕필

기제는 작은 것 하나도 빠뜨리지 않아 모두 구제된 상태지만, 더 나아갈 데가 없기에 끝의 혼란이 시작되는 괘다. 왕필은 완성 속에서 미완성을 잊지 않는 경계, 중정(알맞은 가운데와 바른 자리를 지킴)한 부드러움, 검소한 제사보다 밝은 덕을 중시하며 끝없는 전진을 가장 큰 위험으로 본다.

정이천

정이천은 기제를 천하의 큰일은 이미 이루어졌지만 작은 미완이 남아 있는 때로 읽는다. 모든 음양(서로 반대되며 보완하는 두 힘)이 제자리를 얻었어도 일은 멈춰 고정될 수 없으므로, 완성 직후에 나아감을 절제하고 환난을 미리 막아야 한다. 궁극까지 간 뒤 변하면 이미 혼란이지만, 성인은 궁극에 이르기 전에 변화를 통하게 하여 끝이 있어도 어지럽지 않게 한다.

초구(첫째 자리의 양효)는 나아감을 멈추어 허물을 면하고, 육이(둘째 자리의 음효)는 완성에 안주한 임금에게 쓰이지 않더라도 중도를 버리지 않고 때의 변화를 기다린다. 구삼의 원정은 성현의 마음 없이 소인이 맡으면 탐욕과 분노로 백성을 해치며, 육사는 배의 틈을 해진 옷으로 막듯 종일 대비한다. 구오는 제사의 풍성함보다 때가 이미 극에 이른 것이 문제이고, 상육은 끝에 머리를 적셔 위태로워진다.

주희

주희는 물과 불이 서로 쓰임을 이루고 여섯 효가 모두 바른 자리를 얻은 괘로 기제를 풀이한다. 다만 완성된 때 자체가 경계의 때이므로 괘사(괘 전체에 붙은 판단문)와 여섯 효의 점사(점에서 길흉과 행동을 판단하는 말) 전체에 경계의 뜻이 있다고 본다. ‘亨小’는 ‘小亨’으로 고쳐 읽어 작은 형통(길이 막힘없이 통하여 일이 풀림)으로 해석하고, 단전에는 小자가 빠진 듯하다고 교감한다.

각 효의 점에서는 기제의 처음부터 멈추고 경계해야 하며, 육이는 쓰이지 않아도 중정의 도를 뒤쫓아 구하지 말아야 한다. 구삼은 오랜 원정이므로 가볍게 움직이지 말고, 육사는 미리 틈을 막아 종일 경계한다. 구오는 때가 지난 동쪽 이웃으로서 막 때를 얻은 육이보다 못하고, 상육은 경계하지 않으면 위태롭다.

정약용

정약용은 기제를 물과 불이 서로 스며 부족한 것을 구제하는 괘로 풀이한다. 태괘의 이효와 오효가 옮겨 여섯 자리가 모두 제자리를 얻지만, 아래의 리가 이루는 처음의 길함 뒤에 위의 거듭된 감이 길을 막으므로 끝의 어지러움을 경계한다. 각 효에서는 수레바퀴·수레 가리개·새는 배의 헌 솜·내를 건너는 머리와 꼬리라는 일관된 수륙 교통의 물상(괘·효를 사물의 모습과 연결해 읽는 법)으로 괘사(괘 전체에 붙은 판단문)를 해명한다.

고종의 귀방 정벌과 동서 이웃의 제사를 괘변(효가 옮겨지거나 바뀌어 괘가 달라지는 관계)과 방위에 맞추어 읽고, 호화로운 희생보다 때에 맞는 정성이 실제 복을 받는다고 본다. 모든 자리가 바르다는 완결성도 끝에 이르면 감의 험난함 속에서 무너질 수 있으므로, 기제는 성취 뒤의 경계와 지속을 함께 묻는 괘가 된다.

현대적으로 읽기

기제괘(일이 끝난 뒤에도 작은 흐트러짐을 경계하는 상황)

기제(旣濟)는 프로젝트가 끝났거나 조직이 안정된 순간에 오히려 점검표를 다시 펼치게 한다. 초구(첫째 자리의 양효)의 ‘수레바퀴를 뒤로 끌고 꼬리를 적시니 허물이 없다’는 완성 직후에도 속도를 스스로 늦추는 태도가 안전임을 보여 준다.

구오(다섯째 자리의 양효)의 ‘동쪽 이웃이 소를 잡음이 서쪽 이웃의 간소한 제사만 못하다’는 ‘때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상육(맨 위 자리의 음효)의 ‘머리까지 적시니 위태롭다’는 이 경계를 끝내 놓치면 오는 결말이다.

교감·번역 주
  • 亨小는 ‘조금 형통한다’로 구두를 나누기도 한다. 단전이 小者亨이라고 풀고 있으므로 본문은 ‘작은 것이 형통한다’는 독법을 따랐다.
  • 수레바퀴를 뒤로 끄는 것은 성급히 나아가지 않는 제동이고, 꼬리를 적시는 것은 물을 거의 건넌 짐승의 상이다. 일이 이미 이루어진 때일수록 처음부터 경계한다는 뜻으로 읽었다.
  • 茀은 부인의 수레를 가리는 휘장이다. 이동 수단을 잃은 상이지만 억지로 쫓지 않고 가운데의 도를 지키면 때가 돌아온다는 풀이를 따른다.
  • 高宗은 상나라 왕 무정을, 鬼方은 당시의 변방 세력을 가리키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랜 정벌이 지치게 했다는 역사적 경계이며 현대의 전쟁을 정당화하는 규범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 繻有衣袽는 글자와 구두가 불분명한 난구다. 정이는 繻를 濡로 보아 배에 물이 스밀 때 헌 옷 조각으로 틈을 막는 대비로 읽었다. 본문은 이 독법을 따르되 기준 원문은 고치지 않았다.
  • 禴은 간소한 제사다. 제물의 크기보다 알맞은 때와 진실한 정성이 복을 받는 조건임을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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